여교수회 길양숙

교수회의 발족을 축하드립니다. 그 동안 교수회의 탄생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여교수회의 회장으로서, 그리고 교수회의 여교수 몫의 부회장으로서 교수회에 바라는 점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교수회가 대학 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로 활약하기를 바랍니다. 평의원회라는 공식기구가 있지만, 교수회는 의사결정의 마지막 단계로서가 아니라 대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통해 의사결정의 시작점으로 활동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대학의 방향을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운영을 모니터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씽크 탱크로서의 역할을 하면 어떨까요? 그런 점에서 정책연구 및 토론을 교수회의 주요 활동으로 삼아 정기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둘째, 교수회는 교수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기도 하므로,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권익과 복지의 문제를 파악하고, 정당한 권리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조사와 조직적인 대응을 부탁합니다. 권리와 복지의 핵심은 수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연봉제와 강사료, 연구비를 수단으로 교권과 복지가 통제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교권을 지키고,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교수들의 삶이 보다 행복해지도록 방법을 찾으면 어떨지요? 교수는 전문성과 함께 ‘자유’ 가 있는 삶을 사는 점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실제로는 높아지는 평가기준을 맞추느라 심신이 출퇴근 시간을 잃은 지 오래인 듯합니다. 연구실에서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않고 사는 ‘외로운’ 늑대들이 되지 않도록 즐거운 일도 함께 꾸미면 어떨까요? 함께 햇볕도 쬐는 체육대회, 등산, 학교 식구들과의 미래 광장에서의 춤은 어떨지요?

넷째, 대학과 사회에 성평등한 문화를 확산하는데 교수회가 적극 나서주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대학은 2016년 기준으로 여학생 비율이 42%, 여교수 비율 22%(춘천캠)~27%(삼캠), 교수회 대의원회의 여교수 비율 12%입니다. 그러나 여교수 보직자의 비율은 통계조차 없습니다. 학교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차이를 좁히려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교수회 내에 여교수회를 공식단체로 포함하고, 예산배려를 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외되는 여교수뿐만 아니라 여직원, 여학생, 그리고 차별받는 어떤 집단이라도 존재한다면 그 집단은 건강하기 어렵고, 발전도 지체될 것입니다. 교수회의 모든 회원들께도 성평등 문화가 자리 잡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교수회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모범 역할을 기대합니다. 자유와 정의는 모두의 바램이지만, 이를 위한 노력이 생각처럼 쉽지 않음도 경험합니다. 대학과 교수에게 보장되는 자율은 전문가 집단이 사회에 가져야할 무거운 책임에 다름 아님을 기억하고, 사회 전반을 살펴 시대를 이끌고, 중요한 가치를 구현하고, 행동하는 집단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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