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칙 일부개정학칙안’ 공고와 관련하여 교수회장이 말씀드립니다.

교수님께,

안녕하십니까? 교수회장 이기홍입니다. 새 학기를 맞아 여러모로 분주하신데 이런 글로 소란을 끼쳐 드려 송구합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지난 금요일 (9월14일) 대학본부는 ‘학칙 일부개정학칙안’을 공고하면서 의견 조회를 요청했습니다. 그 중에는 ‘고등교육법 제19조의2에 따른 대학평의원회 설치’ 관련 조항도 포함되어 있는데, 공고한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문제의 (개정) 고등교육법에 따른 우리 대학교의 ‘대학평의원회’ 구성 관련 진행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29일에 발효한 해당 법의 주요 내용은 ‘대학에 교원, 직원, 조교 및 학생의 대표 11명 이상의 평의원으로 구성하는 대학평의원회를 두되 어느 하나의 구성 단위도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과 그 대학평의원회는 ‘대학 발전 계획, 학칙, 그밖에 교육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교육과정 운영, 대학 헌장 제(개)정’ 등을 자문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법의 시행령은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때 구성 단위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대학교도 교수회, 직원협의회, 조교협의회, 노조, 학생회 대표 10여명이 지난 6월부터 교무처의 지원을 받아 대학평의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협의해 왔습니다. 그동안의 협의 사항을 요약하면, 해당 법의 취지가 대학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으므로 대학평의원회에 참여하는 구성 단위를 확대하는 한편 기존의 우리 대학교 평의원회가 가졌던 기능과 권한을 적어도 축소하거나 손상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평의원회의 심의 사항 중 해당 법이 정한 기능은 ‘대학평의원회’로 이관하고 그 밖의 심의 사항은 ‘교수회’로 이관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구성 단위별 평의원의 비율에 대한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협의의 진행에 지속적으로 참관해와 내용과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대학본부는 이런 협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 ‘개정학칙안’을, 협의에 참여한 대표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공고한 것입니다. 문제의 개정학칙안은 기존 평의원회의 심의 사항 가운데 ‘대학발전계획, 학칙제(개)정 등’을 제외한 예산 결산, 연구비, 교권, 인사, 총장 선출 등의 주요한 심의 사항을 ‘삭제’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고된 ‘추진 일정’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 설치 관련 조항’은 교무회의 심의 후 (기존 평의원회의 심의 없이) 곧 공포할 계획입니다. 이는 현행의 학칙과 평의원회 운영규정 등의 ‘학교 규칙’의 권능과 효력을 유린하는 ‘쿠데타적’ 발상입니다. 문제의 개정학칙안 공고에 대해 항의하자 교무처장은 10월 하순에 예정된 국정감사에 대비한 작업으로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해명하며 양해를 요청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학본부가 군부 독재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방적이고 쿠데타적인 방식의 행정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대학교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일로 학내의 갈등이 심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우선은 대학본부 및 구성 단위의 대표들과 협의를 통해 상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개정학칙안’ 공고 이전에 대학본부에 전달한 ‘교수회의 학칙개정안’을 첨부합니다. 이 안이 변경없이 채택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학내에 이런저런 분란이 있었음에도, 교수회는 교수님들께 그런 일들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조용히 대처해왔습니다. 그 때문에 교수님들로부터 ‘교수회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걱정을 적잖이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안처럼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앞으로도, 미흡하고 지루하더라도, 가능한 한 이런 방식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결국은 원만하게 해결할 수밖에 없는 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교수님들의 기대와 요구에 복무하는 교수회가 될 것을 다짐하며 교수님들의 혜량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2018년 9월 17일

교수회장 이기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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