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사[교수회의]

존경하는 여러 선배 동료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엊그제 개강한 듯한데, 벌써 4월 하순입니다. 교수회는 이제 겨우 발을 내딛기 시작한 상태여서 따로 실적을 보고드릴 것은 없고, 오늘 회의에서는 교수회가 출범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올해 사업계획을 보고하는 한편 약간의 규정 개정과 교수회비 수납 문제를 결정하고자 합니다.

인사를 대신하여 지난 한달 여 동안의 교수회 활동을 말씀드리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거점국립대교수회 연합회 및 국공립대교수회 연합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대학교의 경우 ‘국립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안에서 교육부나 정부 또는 국회와 관련되어 있어서, 교수회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주요 사업은 대부분은 거점국립대교수회 연합회 및 국공립대교수회 연합회와 연대하여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이전부터 평의원회 의장이 수행해 온 것으로 약간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저도 이런 연대가 교수회장으로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활동이라고 판단하고, 우리 대학교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적극 참여할 작정입니다.

그리고 학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교수회가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학본부와 협의하여 처리하겠습니다. 다행히, 총장께서도 교수회의 역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제도적인 제약으로 적어도 아직은 지원이 없습니다. 이것이 교수회의 임시회의를 연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교수회 운영에 당장 필요한 비용조차 조달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교수회가 대학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교수를 대표하는 기구인 만큼, 대학본부에서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또한 자조와 자립을 통해 교수의 대표 기구로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의 동의를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가 우리 대학 교수회 설립 후 처음 여는 ‘교수회의’인 만큼, 대학에서 ‘교수회’의 위상이나 역할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면서, 여러 교수님들께도 대학의 자치와 지배구조, 그리고 그 속에서 교수의 위치에 관해 생각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교수는 대학의 사명인 교육과 연구를 직접 담당하고 주도하는 주체입니다. 그런 만큼, 대학에서 최고의 그리고 최종의 의사결정기구 또는 권력기구는 교수 전체로 구성되는 ‘교수회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총장 독임제’를 내용으로 하는 지금의 고등교육법과는 어긋나는 것이지만, ‘학문과 사상의 자유’의 이념과 ‘대학 자치’의 원리에 대한 상식적인 견해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 학칙의 ‘교수회의’에 관한 조항이 담고 있는 취지도 이것이라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교수를 대표하는 총장은 그런 ‘교수회의’의 의사를 대표하고 권력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실행기구이며, ‘교수회’는 권력을 행사할 장치는 결여하고 있지만 ‘교수회의’의 의지에 복무하며 총장의 실행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함으로써 대학 자치를 보호하는 실행기구라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저는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전체 교수들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여 대학행정을 집행한다면, 적어도 학내에서는 교수회가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른 시간 안에 우리 대학이 그런 ‘태평성대’를 누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교수회의 중심 과제는 국립대학으로서 우리 대학의 자율과 자치를 옥죄는 제도적인 제약들이나 압력들에 대항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제 임기 동안 이런 생각을 기초로 교수님들을 대표하는 데 부끄럽지 않도록 교수회를 운영하겠다는 다짐을 말씀드립니다.

특별한 내용도 없는 교수회의 소집으로 교수님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과 함께, 여러 교수님들의 성원과 참여와 비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8년 4월 25일
교수회장 이기홍 올림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